Delayeon
자신의 존재에 대해 사과하지 말 것 / 카밀라 팡 본문
23.06 책 구입
- 저자
- 카밀라 팡
- 출판
- 푸른숲
- 출판일
- 2023.04.12
1. 상자 밖에서 생각하는 법
나는 군집화 알고리즘이 내 주변 세계를 이해하고 세상을 헤쳐나가는 길을 탐색하는 데 훨씬 더 유용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우리는 모두 모순과 불가측성, 무작위성을 헤쳐나가는데, 이들은 삶을 현실로 만드는 요소다.
깔끔한 상자 모서리는 든든하지만 환상일 뿐이다. 현실의 그 무엇도 그렇게 딱 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상자는 고정되어 있고 휘어지지도 않지만, 우리의 삶은 역동적이며 계속 변한다.
내 뇌는 확실성을 갈망하면서 동시에 혼돈을 먹고 산다. 계속 움직이기 위해 나는 모든 것을 심사숙고하려는 욕구와 언제 어디서 무엇을 하게 될지 정확하게 아는 질서 정연한 삶에 대한 욕망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야 했다.
중대한 결정을 앞두고 마음 속으로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어’라고 한 번이라도 생각한 적 있다면, 변수선택은 괜찮은 시작점이다. 선택하기 벅차더라도 수많은 대안적 가능성을 고려하게 해주며, 더 강력하고 더 많은 자율권을 부여할 것이다.
먼저 당신은 정신을 산만하게 하는 것들에서 정말 중요한 것만 분리해야 한다. 이때 주요 결정 기준은 그것이 당신에게 지금, 혹은 앞으로 어떤 기분을 느끼게 할지이다. 그다음에는 공통점이 있는 것들을 군집으로 묶는데, 나는 A에서 B로 가는 데 도움이 되는지, 특정 욕구나 포부를 충족하는지를 기준으로 삼는다. 이렇게 군집으로 분류하면 의사결정나무의 가지를 뻗어나가기 시작할 수 있고, 데이터 포인트 사이의 연관성을 볼 수 있다. 이 과정은 당신이 마주한 실제 선택지를 드러내며, 머릿속에 가장 먼저 떠올린 것과 반대일지 모른다. 그러한 요인들은 당신과 분리된 채 스스로 나무에 존재하며, 비슷한 것끼리 단순 비교할 수 없다.
우리는 즉각적인 선택 기준보다 더 깊이 파고들어서 의사결정을 앞둔 우리의 감정, 야망, 희망, 공포 같은 데이터를 발굴하고, 그것들이 모두 어떻게 연결되며, 어떤 것이 우리를 어디로 이끄는지 이해해야 한다. 그러면 특정 선택이 우리에게 가져다주거나 가져다주지 못할 것을 더 현실적으로 볼 수 있다.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에 관한 기본 원칙을 근거로 중요한 일을 결정하고, 우리 주변에 흩뿌려진 상자에 자신을 끼워 맞추는 일을 줄인다.
당신이 생물화학자나 통계학자라면 오류 때문에 당황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럴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짜증스럽고 시간을 낭비할 수도 있지만 오류가 발생하는 것 또한 중요하고 매혹적인 면이다.
통계학이 표준오차를 기본 원칙으로 삼는 이유도 예상과 예측에서 벗어나는 것들이 항상 존재한다고 가정하기 때문이다. 머신러닝에서 데이터는 노이즈로 가득하며, 데이터 집합 속에 들어있는 정보는 유용하거나 의미 있는 군집을 만드는 데 실상 도움이 되지 않는다. 시스템 속에 있는 자연스러운 노이즈를 인정해야만 우리는 빅데이터 그룹에서 작업을 쉽게 할 수 있다. 노이즈와 오류, 표준편차를 연구하고 이해하지 않으면 최적화할 수 없다. 결국 누군가의 쓰레기가 다른 사람에게는 보물이 되기도 하듯이, 이 맥락 속의 노이즈는 종조 다른 맥락에서는 신호가 되기도 한다. 신호는 객관적인 것이 아니라 개인이 무엇을 찾고 있는가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과학자들이 오류의 필요성을 수긍하지 않았다면 자신들의 가설과 모순되며 가설을 좌절시키는 오류에 매혹되지 않았다면, 획기적인 연구는 절대 존재할 수 없었을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 일이 계획에 따라 진행되지 않을 때 당신은 자신감이 떨어질 수 있다. 통근열차 운행이 지연되거나 취소됐을 때, 대부분 출근자는 이 같은 표준오차를 흔쾌하게 받아들이지 못한다. 이는 우리가 실수를 생각할 때, 과학적인 렌즈가 아니라 감정적인 렌즈를 이용하도록 배웠기 때문이다. 우리는 보통 섣부르게 오류를 실패의 조짐으로 여기며 체계가 작동하지 않는다고 결론 내리거나, 이 지점까지 이끌어온 결정이 완전히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진실은 대게 더 평범하다. 기차는 대개 제 시각에 운행하며, 당신의 결정은 예측할 수 있는 시나리오 대부분에서 다르게 작용했을지도 모른다.
약간의 차질을 빚었다고 해서 모든 것이 실패했다고, 혹은 그 체계나 결정을 모두 포기해야 한다고 결론 내리기에는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
3. 완벽함에 집착하지 않는 법
열역학 법칙은 삶에 질서를 부여하려는 우리의 노력이 고립된 것이 아니라, 인간과 무생물체의 에너지 욕구가 엉망으로 뒤얽힌 맥락 속에 존재한다는 중요하고도 새로운 관점을 내게 주었다.
우정이나 관계에서는 자신의 질서 감각을 상대방의 질서 감각과 잘 어우러지게 해야 한다. 타협하면 되는 간단한 문제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종종 그보다 복잡해지기도 한다. 개인의 질서 감각은 단순하지도 모호하지도 않고, 쉽게 흔들리지도 않기 때문이다. 그것은 경험, 선호도, 뿌리 깊은 습관이라는 여러 층에서 진화한 섬세한 걸작으로, 깨졌을 때만 목소리를 내면서 무언의 기대감을 드러낸다. 이를 붓질 한번으로 덮으려고 하면 당신은 곧바로 문제에 부딪히게 될 것이다.
최적의 상태로 존재하고 또 살아가는 방식은 믿기 힘들 정도로 개인적이다.
일상의 시소는 내가 한 일과 다른 사람이 나에게 한 일 때문에 양쪽 끝에 다양한 압력을 항상 받는다. 모호하나마 균형 감각을 조금이라도 유지하는 일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힘들다. 어떤 결정이 우리의 마음이나 행복감에 힘은 같고 방향은 반대인 반작용을 일으킬지 항상 살펴야 한다.
열역학 법칙에 저항할 수 없듯이 우리는 시소의 움직임도 멈출 수 없다. 계 안에는 무질서가 존재하며 그것은 중력처럼 불가피하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무질서에 의존해서 삶을 유기적으로 펼쳐나간다.
삶은 당신의 선택과 당신의 통제를 벗어난 환경 및 결정에서 나오는 입력값으로 정교하게 균형을 이룬다는 현실을 깨달아야 한다. 열역학적인 면에서 당신이 내리는 결정 중에 온전히 독립적이거나 비용을 치르지 않아도 되는 것은 없다. 모든 것은 어떤 목적으로, 누구를 위해, 어떻게 에너지를 사용할지 선택하는 것이다. 결국 이것은 시소 위에 올려진 다른 모든 것들을 다루는 당신의 능력에 영향을 줄 것이다.
삶에서 만들어낼 수 있는 질서의 한계를 인정하면 자유로워진다. 완벽하게 계획한 삶을 살 수는 없으며 모래성이 파도에 저항하는 셈이라는 사실을 일단 인정하면,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게 된다. 비현실적인 기대를 버리면 할 일은 산더미처럼 많다.
타협은 포기가 아니며 물리학의 조언에 따라 현실에 적응하는 것이다.
열역학적으로 선호되는 방식으로 산다는 것은 올바른 타협이 관한 문제다. 자신만의 질서 감각을 이해해야 하며 어떻게 되기를 바라는지 알아야 한다. 그런 뒤에 거기서 기꺼이 벗어나야 한다. 타인이 세계를 바라보는 관점에 공감해야 하며, 당신 자신의 욕구를 포기하지 않은 채 타협해야 한다. 또한 무질서를 수용해야 하며, 이는 무질서에 항복하는 것이 아니다.
무엇보다 당신은 완벽함이 얼마나 불리한지 깨달아야 한다. 내 말을 한번 믿어보라. 융통성 없이 구는 것은 가장 진이 빠지는 일 중 하나다. 이와 반대로, 당신이 정해진 날이나 주에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의식적으로 결정하고, 이에 관해 전혀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 것은 가장 힘이 되는 일 중 하나다. 무질서를 수용하고 즐기는 것이 곧 살아있음의 정의다. 그렇게 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그렇지 않으면 삶은 지루하고 침체할 것이며, 에너지 측면에서도 인간의 진화에 불리할 것이다. 무질서가 없다면 당신은 무생물처럼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
4. 두려움을 다루는 법
눈부신 백색광에 비유되는 공포의 최초 감각은 단일체가 아니라 실제로는 수많은 다양한 감정과 계기, 뿌리 깊은 원인을 포함한다.
나는 나 자신을 불안감 앞에서 투명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즉, 내가 프리즘이 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불안을 밀어내는 것이 아니라 나를 열어젖혀서 통과해 나간 불안을 각각의 구성 요소로 분해하고 상세하게 연구하여 불안의 본질을 이해해서 결국 불안에 대처할 수 있어야 한다.
공포를 통제하려면 투명성, 정직성을 피할 수는 없다. 프리즘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는 법을 배우지 않으면 당신은 불안이라는 광선을, 아름답고 이해할 수 있으며 다루기 쉬운 파장으로 바꾸는 프리즘의 경이로운 능력을 흉내 내려 고군분투하게 될 것이다. 더 열린 마음을 갖는 것은 두려움을 다루는 첫 번째 단계이며 살아있음을 다시 느끼는 길이다.
같은 종을 두려워하는 것은 내게는 앞뒤가 맞지 않는 일이므로, 인간의 판단은 내게 아무 영향이 없다.
5. 조화를 이루는 법
우리 삶의 고요한 표면에도 새로운 사람과 환경이 끊임없이 조약돌을 던진다. 어떤 조약돌은 고통스럽게 가라앉지만, 이따금 알아채기도 전에 무엇인가가 우리를 정확한 각도로 맞춘다. 아마추어 물수제비 선수조차도 가끔은 물수제비뜨기에 성공하듯이 삶을 더 낫게 바꿔주는 사람을 만나고, 다른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발상을 떠올리거나, 우리의 관점을 바꾸는 무엇인가를 읽는다. 새로운 조약돌이 수면과 충돌하는 순간 튀어 올라 의식에 파문을 일으킨다.
나는 이런 순간이 우연이 아니라고, 혹은 적어도 우연일 필요가 없다고 믿는다.
타인과 파동의 위상이 일치한다는 말은 당신과 그 사람의 진폭이 완벽하게 똑같다는 뜻이 아니다. 서로의 파동이 정확하게 거울 상이어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라는 뜻이다. 오히려 거울 보듯 정확하게 파동이 일치하면 좋지 않을 수도 있다. 화음이 서로 다른 음이 하나로 합쳐지는 것을 뜻하듯이, 인간관계의 조화는 성격의 위 상이 맞는 것을 뜻한다. 서로 크게 다르지 않아서 다리를 놓기가 힘들지 않아야 하지만, 너무 비슷해서 서로가 효율적인 균형과 견제를 이루지 못해서도 안 된다. 조약돌이 수면 위를 춤추며 가로지르듯이, 아름다운 것을 함께 만들어내기 위해 두 물체, 혹은 두 사람이 특별히 비슷해야 할 필요는 없다. 모든 것은 상호작용의 각도, 그리고 타이밍의 문제다.
다양성은 특정 조건에서만 작동한다. 두 사람이 서로의 대조적인 진동수에 적응할 수 있고,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혼란을 이겨낼 수 있으며, 서로의 다름에 압도되기보다는 차이에서 이익을 얻을 수 있어야만 한다.
대부분의 사람이 평생을 바쳐 공명을 찾아다니고, 본질적인 평화와 성취감, 행복을 안겨줄 친구, 반려자, 직업, 가정을 찾아다닌다. 이 탐색은 반드시 자신의 파장을 이해하고 타인의 파장에 공감하는 데에서 시작해야 한다. 삶의 추 위에서 우리는 모두 자기만의 리듬과 그에 맞춰 내가 춤추도록 도와줄 사람을 찾아야 한다.
6. 대중에 휩쓸리지 않는 법
가장 비논리적인 인간의 신념 중 하나가 무슨 일을 할 때 이성적인 혹은 정상적인 방법이 있다고 믿는 것이다.
7. 목표를 이루는 법
우리는 사건이 실제로 일어났을 때가 아니라 우리의 의식을 가로지르기 시작한 순간에 그 사실을 인정한다.
훌륭한 파티를 주최하는 동시에 파티를 즐길 수는 없다. 파티에 대해 고민하든지 파티를 즐기든지, 재미있는 시간을 보내든지 다른 사람들은 어떤지 걱정하든지 둘 중 하나다. 하나를 하면 다른 하나를 하는 능력이 억제된다.
모든 기억의 색, 맛, 냄새가 20년이 지난 지금도 생생하게 내 마음에 남아있다. 타인이 어떻게 생각하든 개의치 않고 무엇이든 내가 원하는 것을 했던 시절, 즐거운 삶이었다.
온갖 취미가 뒤섞인 이 주머니는 무작위였을 수도 있고 일정한 형태가 없어 보이기도 하지만, 모두 과거의 광원뿔을 형성하는 일부로서 지금 여기까지 나를 이끌어왔다. 내 흥미와 독자성, 개성을 강화하는 경험의 축적이다.
실패한 실험 덕분에 나는 포지션 사고와 모멘텀 사고, 현재와 미래 사이의 어디쯤에서 타협할 수 있었다. 평범한 날의 각기 다른 순간에, 나는 바로 그 특정 순간에 내게 가장 필요한 사고로 전환되기를 바라면서 두 사고 사이를 반복해서 왔다 갔다 할 것이 다. 나는 지금 당장 모든 것을 원하며 시간이라는 개념 자체가 없는 ADHD와 싸우면서, 현재를 사는 것과 미래를 계획하는 것 사이에서 적당히 춤출 것이다. 불확정성의 원리를 알기만 해도 올바른 균형을 이루는 데 도움이 된다. 내가 발견했듯이 이 둘을 완벽하게 구분하기란 불가능하지만, 그저 이 둘이 양립할 수 없다는 사실을 수용하는 것만으로도 자유로워질 수 있다. 지금 하지 않는 일을 할 시간이 나중에 있을 것이며, 오후에 햇볕을 쬐면서, 혹은 모두가 밖에서 즐기는 동안 안에서 계획을 세우면서 죄책감을 느끼지 않아야 한다는 점을 깨달으면, 우리가 하지 않는 일에 대한 걱정을 덜 수 있다.
따라서 다음번에 계획을 세울 때나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걱정스러울 때는, 당신의 투두 리스트를 네트워크 다이어그램으로 바꾸어보길 바란다. 모든 중요한 사람과 목적을 노드로 바꾸고, 어떤 목적을 성취하는 데 누가 도움이 될까 생각하며 그들 사이에 연결선을 그려본다. 다이어그램 속 공간은 비교적 현실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누가, 혹은 어떤 목적이 가장 가깝고 가장 멀리 있을까? 당신은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서로 다른 노드 사이의 연결점을 찾고 있으므로 이것은 중요하다. 당신의 네트워크에서 서로 다른 요소가 만나는 노드가, 당신이 깨닫지 못했던 연결성을 이해하고 앞에 놓인 경로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지점이다. 당신은 수많은 노드가 서로 가깝게 붙어있는 허브와 경로들이 서로 교차하는 잠재적인 L자형 이음목을 찾아야 한다. 허브와 이음목은 당신에게 경로를 알려준다. 우선순위도 확실히 정해야 하며, 목표마다 색을 다르게 지정하는 방식도 좋다. 우선순위가 높고 수많은 사용 가능 노드로 둘러싸인 목표는 갑자기 가치 있고 성취할 수 있을 것처럼 보이기 시작한다. 이런 식으로 네트워크는 당신이 원하는 것, 우선순위, 목표에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설명하기 시작한다.
목표 목록 자체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목록에는 맥락이 없고,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감각도 없으며, 선호도를 설정할 방법도 없기 때문이다. 그것은 삶의 선형성에는 적절할 수 있지만 의사 결정에는 목표와 함께 사람과 장소를 계획하는 네트워크가 필요하며, 이 네트워크는 특정 형태를 고수할 필요 없이 오직 당신의 의도에만 맞으면 된다.
경사하강법은 머신러닝에서 가장 기본적인 기술의 하나이며, 삶의 네트워크를 탐색하는 우리 모두에게 여러 가지 교훈을 주는 개념이다. 첫 번째 교훈은 우리는 경로 전체를 미리 볼 수 없으며, 심지어 대부분을 볼 수도 없다는 것이다. 노드를 연결하고 군집을 확인할 수는 있지만 결국 길을 따라 아래로, 즉 미래로 갈수록 우리의 시야는 흐릿해진다. 하지만 그래도 괜찮다. 경사하강법의 두 번째 교훈은 현재의 전후 사정이 당신이 지금 당장 알아야 할 모든 것을 말해준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알고리즘이 결정 과정에서 경사도를 시험하듯이, 우리도 우리만의 기준에 따라 특정 경로의 가치를 판단해야 한다. 이 길이 우리를 더 행복하게 하는가, 성취감이 더 큰가, 더 의미 있는가? 우리는 미래에 어떤 일이 어떻게 진행될지 예측할 수 없지만, 여행의 방향을 시험해보고 삶의 비용함수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는 있다. 여기서 가치와 목적에 대한 감각을 개발하고, 매슬로의 욕구 단계의 상층을 충족하는 일이 가능해진다. 매슬로의 욕구 단계는 일단 음식과 쉼터처럼 가장 기본적인 인간의 욕구를 충족하면 우리의 관심은 더 덧없는 문제, 즉 성취감을 느끼고 존경받고 문제를 해결하고 창의적으로 생각하는 능력 같은 것으로 이동한다고 말한다.
만약 그 방향에 대한 선호도가 떨어지기 시작하면, 즉 경사도가 차츰 감소하면 당신의 모멘텀도 줄어들면서 침체하거나 멍해지거나 그저 뭔가 잘못된 것 같은 기분이 들면서 변화하게 된다. 경사하강법 알고리즘은 선택에 한해서는 감상적이지 않다. 만약 가장 가파른 하강 경로로 되돌아갈 수 있다면 기꺼이 두 단계 뒤로 물러난다. 우리도 그렇게 해야 한다. 우리도 경로를 선택하고 적응하는 과정을 반복해야 하며, 언제든 목표와 행복에 가까워지는 것이 아니라 멀어지고 있다고 느끼면 경로를 바꿔야 한다. 또한 곧고 완벽하고 유일한 길은 없으며, 다만 발견해서 따라가기까지 기꺼움, 흥미, 인내심을 가져야 하는 길만 있다는 걸 받아들여야 한다, 당신이 선택하는 최고의 경로는 항상 객관적인 완전성보다는 여러 요인에 좌우될 것이다. 이는 선택사항을 탐색할 시간이 얼마나 있는가, 그리고 당신이 어느 정도의 완벽주의자인가에 달렸다.
미래를 불안하게 여기는 것, 혹은 다음에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는 것은 약점이 아니라 강점이 될 수도 있다. 양자물리학과 머신러닝은 불확실성, 그리고 경로를 기꺼이 바꾸려는 마음이 골칫거리이기보다는 자산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삶의 진보를 확신하지 못하는 것은, 효율적으로 운동량과 위치를 동시에 측정할 수 없는 우리의 선천적인 무능의 단순한 측면이다. 기꺼이 경로를 바꾸는 일에는 머신러닝이 가장 뛰어나지만, “길고 짧은 건 대봐야 안다”라는 속담을 잊지 말자.
따라서 삶에서 충분히 진보하지 못해서, 혹은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몰라서 걱정스럽다면, 과학으로 자신을 안심시키도록 하라. 그런 두려움은 자연스러운 것이다. 또 불안감은 다양한 가능성을 가진 경로를 수없이 모의실험하는 렌즈 역할을 하므로 유용하다. 나는 항상 불안감이 타인은 보지 못하는 가능성을 발견하고 연결고리를 만드는 슈퍼컴퓨터라고 생각해 왔다. 사람들은 내게 엉뚱한 짓은 그만두라고, 혹은 내가 제정신이 아니라고 말하지만, 나는 불안감 없이, 그리고 불안감이 제공하는 전체 풍경을 보는 능력 없이, 그리고 불안감이 만들어내는 더 배우려는 동기 없이 살고 싶지 않다.
그리고 기억할 것. 당신은 산에서 내려가는 중이다. 오르는 것이 아니라.
8. 공감하는 법
모든 관계는 행간을 읽는 능력에 따라 좌우된다.
관계가 번성하려면 가장 인간적이기만 할 것이 아니라 가장 기계적이기도 해야 한다. 느끼는 만큼 생각해야 하고, 관계를 맺는 만큼 계산해야 한다.
관계에서도 서로를 하룻밤만에 완전하게 이해할 수는 없다. 두 번째 혹은 세 번째 만남에서 이미 상대방과 공유하는 삶을 상상하기 시작했다면, 아직 관계가 시작되지도 않은 상대에게 성숙한 관계를 강요하는 꼴이다. 이는 당신이 상대방에게 가지는 기대와 상대방이 당신에 대해 알 것이라고 합리적으로 갖는 기대 사이에 비대칭성을 만들어낸다. 더 안전한 방법은 초기 관계를 거의 발달하지 않은 줄기세포처럼 되도록 단순하게 다루는 것이다. 당신의 원대한 장기간의 기대를 처음부터 바로 상대방에게 투사하지 말아야 한다.
관계의 시작은 정말 쉬운 부분이다. 당신의 기대가 현실을 앞질러 가지만 않는다면 아직 진화하지 않은 새로운 관계가 주는 단순한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
그러나 허니문이 지나고 몇 주, 몇 달이 지나면 현실적인 진화를 시작해야 한다. 누군가를 더 깊이 알게 되면, 처음 몇 번의 만남에서 봤던 단세포 생물이 분열하면서 더 복잡한 생물이 된다. 우리는 서로에 관한 지식을 얻고 경험을 나눈다. 그리고 이를 통해 상대방의 마음을 알 수 있고, 그의 변덕에 반응할 수 있으며, 그의 욕구를 예측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자라난다. 사람들은 종종 서로에게 적절한 관심을 기울이지 않아 관계가 안전지대로 떨어져 버리는 것에 대해 지적하지만, 내게는 오히려 그 반대가 진실처럼 보인다. 무지가 행복이라면 지식은 책임을 뜻한다. 상대방에 대해 수집한 증거가 축적되기 시작하면 공감에 대한 욕구는 빠르게 늘어난다.
삶에서 새로운 것을 만나면, 그게 관계든 환경의 변화든 새 직업이든 상관없이 나는 베이즈 정리를 이용해서 새로운 불확실성을 탐색하고 낯선 문화와 규칙에 나를 맞춘다. 내가 가진 편견을 버리고 주변을 정찰하면서, 세심하게 조정된 나만의 선호도를 따르지 않고 새로운 체계를 대표하는 것을 따르려 한다.
그와 같은 접근법이 최근의 관계, 혹은 진화하는 관계에 익숙해지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정말로 타인을 이해하고 싶다면, 상대방을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한다. 상대방의 말과 의도 사이의 간극을 익히고, 행복하거나 슬플 때 어떻게 행동하는지 확인하고, 상대방이 자신만의 동굴로 숨어드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문제가 있다는 신호일 수도 있고, 그저 공간에 대한 욕구의 표현일 수도 있다) 알아야 한다. 기대치가 낮은 허니문 시기? 바로 그때가 당신이 나중에 필요해질 모든 증거를 취합할 시기다. 누군가는 당신이 “그럼, 괜찮아“가 사실은 “절대 안 돼”라는 뜻이었다는 걸 몰랐어도 처음에는 용서할 것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관용은 사그라든다. 우리가 관계에서 가장 자유롭다고 생각하는 단계가 실제로는 가장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단계이며, 그렇게 했을 때 길게 보면 결국 보람이 있을 것이다.
나 자신이든 타인이든, 인간의 행동은 절대 전체를 예측할 수 없으며 완벽하게 수량화할 수도 없다. 하지만 이를 확률 문제로 다루고, 우리 삶에 등장하는 사람에 관한 지식과 가설을 미세하게 조정할 수 있으며, 이를 이용해서 다양한 상황에 어떻게 반응할지 결정할 수는 있다. 파트너를 과학 연구 대상으로 바꾸라는 말이 섹시하게 들리진 않겠지만, 내가 아는 공감하는 방법 중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사람들은 대개 실제로 원하는 것을 말하지 않는다는 단순하고 짜증스러운 사실 때문에 이렇게 해야 한다.
9. 다른 사람과 연결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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